대학교 OT 대체 누구를 위한 것 일까.

0
23

박거동(parkgd5419@naver.com)

 지난 2월 말, 경기도 K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하 OT)이 끝나고 논란의 시작을 알린 한 글이 포털사이트를 통해 올라왔다. 이 글 속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신입생으로서 OT를 참가했지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게임들을 진행했으며 ‘방팅’이라고 하여 성희롱으로 보일만 한 술자리를 가졌다고 한다. 이러한 논란이 되는 글이 올라오고 나서 연이어 몇몇의 논란이 되는 대학교 OT가 발견되었다. 대학교 OT에서 성추행과 다를 바 없는 술자리 문화를 보여줌으로써 꿈을 안고 대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최근 이와 같은 사례들이 OT뿐 아니라 대학교 MT나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밝혀지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대학교 문화에 대하여 학생들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대구의 K대학교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이 모 씨에게 필자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대학교 술 문화에 대한 질문에 그는 사람의 일 이라는 게 모든 일에 완벽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러한 사건이 발생되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철저한 준비를 하더라도 불가피하게 사건은 일어 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행동이 가장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 모 씨는 ‘선배’라는 것은 후배인 신입생들에게 앞으로 겪을 대학생활에서의 경험과 진로상담을 도와주는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술자리에서 무례하게 신체부위를 터치하거나 지나친 술을 강요하는 것은 그 한 사람의 잘못이며 이는 ‘선배’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2016년 대학교에 발을 디딘 16학번 조은화(20)씨에게도 앞선 질문과 마찬가지로 논란이 일고 있는 대학교 술 문화에 대하여 질문했다. 그녀 또한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았을 때 그런 상황이 온다면 매우 불쾌할 것 같다며 술자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지만 선배나 후배나 양측모두 서로에게 조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최근 대학교 OT를 경험한 16학번 정기엽(20)씨는 OT를 다녀온 뒤 OT를 통해서 동기들과 선배들을 알 수 있었고 서로 간의 첫인상을 파악하고 관계형성을 할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고 밝혔다. 그는 OT라는 행사에 관해 선배들을 알아가는 자리이고 선배들과의 술자리를 통해서 입학하기 전에는 몰랐던 학교정보를 알 수 있는 자리이며 경험이 풍부한 선배들만이 알 수 있는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재학생과 신입생의 의견의 공통점은 올바른 술문화를 원한다는 것 이었으며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보다 현재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그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필자 또한 이와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 이미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행동일 것이다. 올바른 술자리를 위한 개선방안은 순서처럼 정해져있지 않다. 따라서 어떤 행동이 잘못된 것이며 이를 고쳐야 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몫일 것이다. 이를 판단하는 것 또한 자신의 몫이지만 이를 알려주는 것도 용기 있는 행동일 수 있다.

 사전적 용어로써 오리엔테이션(OT)이라는 것은 ‘신입생이 학교생활이나 수속 절차 등을 알기 위해서 설정된 기간을 말하며, 그 기간 동안에 자기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게 된다.’로 정의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OT라는 용어는 선배와 후배가 서로를 알아가고 정보를 공유하는 수단이 아닌 무지한 술문화를 전파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올바른 술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행동이 아닐까 생각된다. 행사 자체가 신입생들을 위한 자리인 만큼 선배들은 올바른 술문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한다. 그 속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의 잘못된 행동이나 앞으로의 대학생활에 관한 충고를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 또한 필요할 것이다. 필자 또한 대학교의 한 선배로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올바른 문화라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밝고 즐거운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필자의 기억을 되새겨보면 2012년 2월 처음으로 대학교에 발을 디뎠고 OT라는 행사를 접하였다. 그 속에서 내가 만나게 될 교수님을 볼 수 있었고, 내가 만나게 될 많은 선배들을 볼 수 있었다. 필자는 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뒤풀이에 있을 술자리에 대해서 부담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술자리에서 많은 술 게임과 벌칙을 알게 되었고 아직까지도 잊지 못 한다. 하지만 결코 내 기억 속에서 그 시간은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 만난 선배들과 동기들을 만나 처음해보는 술 게임을 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어색하기도 하고 분위기가 떨어질 때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누구나 당연히 여길 수 있는 고민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누구나 처음 만나게 되는 사람과의 술자리에서는 쉬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겪게 된다. 사회에 나가 직장을 다니게 될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술자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대학교의 술 문화를 절대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 번의 경험을 쌓게 되기 때문이다. 어떤 누군가가 나의 윗사람이 될 수도 있고 내 아랫사람이 될 수 있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어떤 누군가와의 술자리에서 행해야 할 예의를 배울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대학교의 잘못된 술문화, 우리 세대가 바로 잡아야 할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일 것이다. 누군가에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잊고 싶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나의 잘못된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잘못을 뉘우치기 전에 신중히 생각하고 판단하여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을 남겨주세요.